세상사는 이야기

짧은말 깊은뜻

雪 山(河在斗) 2013. 8. 12. 19:50

 

(光州 無等山 立石臺)

짧은말 깊은뜻
마음이 넓은 사람에게는
엄청난 부귀(富貴)도 질그릇처럼 하찮게 보여
속세(俗世)를 초월(超越)할 수 있지만,
마음이 좁은 사람에게는
머리털 한 오라기도 수레바퀴처럼 크게 보여
명예(名譽)와 이익(利益)을 쫒게 마련이다. 
꽃은 반쯤 피었을 때 가장 아름답고,
술은 조금 거나할 만큼 취했을 때 가장 흥(興)겹다.
만약, 꽃이 활짝 피고
술에 흠뻑 취하는 지경(地境)에 이르면,
곧 보기 흉(兇)한 꼴을 드러내는 법(法)이니,
모든 것이 만족(滿足)스러운 상태(狀態)에 있는 사람은
마땅히 이 이치(理致)를 깨달아
너무 가득 차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시골에 사는 순박(淳朴)한 사람들은
닭고기 안주에 막걸리 이야기를 하면 매우 기뻐하지만,
부귀(富貴)한 사람들이 즐기는
고급 요리(高級 料理)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또한,
무명 두루마기에 베저고리 이야기를 하면 좋아하지만,
벼슬아치의
화려(華麗)한 예복(禮服)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그들의 본성(本性)이 온전하기 때문에
그 욕망(慾望) 또한 담백(淡白)한 것이니,
이 것이야말로
인생(人生)에서 제일 이상적(理想的)인 경지(境地)이다.
자식이 태어나려하면
어머니가 산고(産苦)의 위험(危險)을 겪어야하고,
집에 돈 보따리가 쌓여 가면 도둑들이 엿보게 되니,
어느 기쁨인들 근심이 따르지 않겠느냐?
가난은 씀씀이를 절약(節約)하게 만들고,
병(病)은 몸을 아끼고 보전(保全)하게 만드니,
어떤 근심인들 기쁨이 따르지 않겠느냐?
그러므로 세상(世上)의 이치(理致)를 깨달은 사람은
일이 뜻대로 잘 되든 안 되든
거기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똑 같다 생각하기 때문에
언제나 초연(超然)하다.
산나물은 사람이 가꾸지 않아도 절로 자라고,
들새는 사람이 기르지 않아도 절로 큰다.
그런데 그 맛은 모두
집에서 기르는 것보다 더 향기롭고 산뜻하다.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로,
세상의 법도(法道)에 물들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 품격(品格)이 훨씬 뛰어나지 않겠느냐?

~모셔온 글~

 

~雪 山~